#1. 감상하기

龜何龜何(구하구하)
首其現也(수기현야)

若不現也(약불현야)

燔灼而喫也(번작이끽야)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 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번역 도움


      • 龜何(구하) : 거북아라는 뜻으로 '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대체로 용(龍)과 더불어 동양에서는 신령스러운 존재로 간주하고 어떤 신비한 힘이 있다고 보는 주술(呪術)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何'는 고어에서의 호격조사 '하'를 음차(音借)한 것으로 고려 시대 이전에는 '존칭'의 뜻이 없었다고 하지만 호격 조사 정도로 간주하면 될 것 같다.

      •  首(수) : '머리', 또는 '목'의 뜻으로 보아 '생명'의 심상으로 파악하려는 견해와 수로왕의 '首'로 보려는 견해가 있다.

      •  若不現也(약불현야) : 若은 만약을 뜻하며, 만약에 (머리를) 나타내지 않으면, 내어 놓지 않으면

      •  燔灼(번작) : (불에) 굽다

      •  喫也(끽야) : 먹다



 #2. 내용 정리

 

 구지가는 일연의 삼국유사 권2. 가락국기조에 기록된 노래이다. 내용을 간략히 보자면


 ... 북쪽 구지봉에서 사람들을 부르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났다. 그래서 무리 이삼백 명이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사람의 소리 같았지만 그 형체는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렸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가?" 9간 등이 말하였다. "우리들이 있습니다." 또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 9간 등이 다시 대답하였다. "구지봉입니다." 또 소리가 들려왔다. "하늘이 나에게 이곳에 내려와 새로운 나라를 세워 임금이 되라고 명하셨기 때문에 내가 일부러 온 것이다. 너희들이 모름지기 봉우리 꼭대기의 흙을 파내면서 '거북아, 거북아, 네 목을 내밀어라. 만약 내밀지 않으면 구워먹겠다'라고 노래 부르며 춤을 추면, 대왕을 맞이하여 기뻐 (너희들은) 춤추게 되리라. 9간 등은 그 말과 같이 하면서 모두 기쁘게 노래하고 춤을 추었다.



 구지가는 내용만 보자면 거북이에게 머리를 내 놓으라는 노래이다. 하지만 구지가에는 많은 견해가 있는데 가장 일반적인 견해는 삼국유사의 설명 그대로를 딴 왕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지배 계층의 혈통을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다른 고대사회의 건국신화처럼 말이다. 이러한 견해를 보통 왕의 강림을 기원하는 주술적 표현이라고들 말한다.

 다른 견해로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한 원시의 노래, 제사의 절차중에서 가장 중심이되는 희생무용에서 가창된 노래라는 견해, 산신 제의에서 가창된 노래라던가 거북 점을 칠 때 부른 노래, 잡귀를 쫓는 주문 등등.. 많다. 그러나 대부분 학자들에 따라 견해가 다르지만 공통점은 거북을 신성스러운 존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3. 이해와 감상

1) 임금 맞이를 위한 민중의 노래

  가장 무난한 해석. 임금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혈통과 건국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거기에다 민중 스스로가 원했다는 명분까지 붙어있는 것이다.


 2) 원시인의 성욕을 표현한 노래

 거북의 머리와 목은 남성의 성기가 상징된 것이고, 구워 먹겠다를 여성의 성기나 성관계가 은유된 것이다 라고 보는 견해로 다산에 관련된 주술에서 불린 노래라고 보는 견해이다.


무주 귀심사의 남근인데, 남근을 숭배하는 민속신앙의 흔적은 아직까지도 꽤나 남아있다. 이러한 민속신앙을 근거로 풍요와 다산, 마을의 안정 등을 기원하는 노래라고 보는 것이다.



3) 집단 무요

 성덕왕 대의 해가까지 연관시켜 주술적 성격을 강조한 견해이다. 해가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龜乎龜乎出水路 구호구호출수로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을 내어라.

 

掠人婦女罪何極 약인부녀죄하극 
남의 아내를 빼앗은 죄 얼마나 크냐.

 

汝若悖逆不出獻 여약패역불출헌 
네 만약 어기어 내 놓지 않으면

 

入網捕掠燔之喫 입망포략번지끽 
그물을 넣어 잡아 구워 먹으리

해가와 구지가는 내용만 미세하게 바뀌었을 뿐 구성은 같은데, 공통된 주제는 바로 기원이다. 구지가는 수로왕의 강림을 기원하고 있고, 해가는 수로부인의 귀환을 기원하고 있는데, 이처럼 당시에는 어떤 '기원'을 바라는 제천의식이나 행위를 할 때 노래를 불렀고, 구지가 또한 이런 상황에서 쓰인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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