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이름의 감옥

 

 '부르카'가 무엇인지 아는가? 부르카는 이슬람 여성들이 입는 머리부터 발목까지 덥는 옷이다. 자신의 온 몸을 덮는 옷 처럼 이슬람 여성의 삶은 억압과 폭력, 고통으로 얼룩져 있다. 영화<어떤 여인의 고백>은 이슬람 사회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침묵하던 한 여성이 전쟁으로 10여년간 묵혀두었던 삶을 고백하는 이야기이다.

  여인의 아버지는 도박중독자였다. 돈을 잃은 날이면 항상 집에와서 폭력을 사용하였고, 빚 때문에 언니는 18살도 되기 전에 40세 남성에게 팔려갔다. 여인은 항상 집에서는 두려움에 벌벌 떨었고 17세 때 얼굴도 모르는 돈 많은 전쟁영웅과 결혼하게 된다. 결혼을 해서는 아이를 못 낳는 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에게 모진 구박을 받고, 결국 딸을 둘 낳았지만 아들을 못 낳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한 채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으로 남편이 식물인간이 되었고 잘 나가던 남편 집안 사람들은 모두 도망갔다. 한 순간에 여 주인공 혼자 남편 간호를 하며 딸 둘을 돌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수중에는 마실 물을 살 돈 조차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액을 구하여 정성껏 남편을 간호한다. 

 

 

 

지금의 당신에겐 어떤 것이든 말할 수 있어요. 나의 인내의 돌

 

 결혼 10년차이지만 같이 산지는 2-3년 밖에 안되었다. 남편과는 제대로 이야기조차 해본 적이 없으며 남편은 항상 자신만 알았다. 그녀는 결혼식 때도 오지 않은 남편 때문에 남편 사진과 결혼식을 했어며 결혼 후에도 자신을 강간하는 남편과 아들타령하는 시어머니 속에서 고통스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식물인간이 된 남편의 간호를 하면서 남편과 처음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차라리 죽어버리지, 왜 숨만 붙어있는거에요"


 처음엔 남편에 대한 원망으로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의무적으로 하던 남편의 간호를 정성을 담아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인내의 돌' 이라는 전설을 듣게 된다.

 '인내의 돌'이란 돌에게 마음 속의 비밀과 고통을 계속 털어놓다 보면 언젠가는 돌이 깨지는데 그 돌이 깨지는 순간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전설이다. 자신의 출생에서부터 비밀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천천히 비밀을 털어놓는 여인. 비록 단 한번도 자신에게 잘 해준적 없는 남편이었지만 그래도 남편이 자신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이 좋아서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남편을 지키려고 하는 숭고미가 절정이다.

 

 

 

 

포탄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의 붉은 꽃

 

 남편의 간호를 하던 중에, 말더듬이 군인이 여인의 집으로 찾아왔다. 돈을 건내며 강제로 여인의 몸을 사버리는 군인. 하지만 그는 그녀를 순수한 마음에서 사랑해서였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그녀의 집을 고쳐주고, 식량을 가져다 주는 등 그녀를 보살펴 준다. 또한 자신을 동물 이하로 대하던 남편과 달리 자신의 뜻대로 자신을 만족시켜 주는 그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비밀을 남편에게 털어 놓는다. 마침내 마지막 비밀까지 털어 놓는데.. 그 비밀을 듣는 순간 남편은 열이 빡쳐 눈을 뜨고 여인의 목을 졸라 죽이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남편을 자신의 손으로 살해하며 여인은 해방을 맞이하게 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된 삶을 사는 아프간 여인들. 그들에게 억압과 폭력은 일상이다. 전쟁까지 더해져서 막이 올라가는 여인의 비극적 스토리. 영화가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면 고독한 여인의 비극적 독백, 여인이 털어 놓는 충격적인 고백, 관능적인 여인으로의 해방. 이렇게 구성 될 것 같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의 여인의 비극적 고백을 담은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 이었다.

비극적이지만 매혹적인 여인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

 

 

 

 


 


어떤 여인의 고백 (2013)

The Patience Stone 
9
감독
아티크 라히미
출연
골쉬프테 파라하니, 하미드 자바단, 하시나 부르간, 마시 음로와
정보
드라마, 전쟁 | 아프가니스탄, 프랑스 | 102 분 | 2013-10-03
글쓴이 평점  

 

 

날짜

2013. 10. 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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