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어렸을 적 이런 고민 한 번 쯤 해본적이 있었을 거다. '내가 진짜 엄마의 아들이고, 아빠의 딸이 맞나? 어디서 입양된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고민들. 엄마는 왜 엄마고 저사람이 왜 내 아빠인가? 이런 질문에 그래도 내 엄마니까, 아빠니까, 내 아들이니까. 라는 답을 내리는 꽤 명쾌한 영화. 동화 원작 영화답게 간단하면서도 쉽게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한다. 육식 공룡인 아이를 주워 키우는 초식 동물 엄마와 초식 동물의 삶 속에서 벗어나 진정한 육식 공룡을 꿈꾸는 하토. 그리고 그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모성애와 부성애, 가족애에 관한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에 가려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했지만 간단하고 빠른 전개로 쉽게 풀어면서 흡입력있는 스토리. 아기자기한 세계의 영상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 <고 녀석 맛나겠다(2010)> 이다.



-고녀석 맛나겠다-


고기를 먹어야 사는 아들과 풀을 먹어야 하는 엄마


 초식공룡인 하토의 엄마는 우연히 강에서 알을 주워온다. 자신의 알들과 다름없이 정성껏 돌보는 그녀. 그리고 마침내 알이 부화한다. 하나는 자신의 진짜 아들 라이토. 그리고 다른 하나는 피부도 거칠고 색깔도 자신과는 다른 아이인 하토. 무리에서는 그 아이가 육식공룡 일수도 있다고 당장에 죽이려고 한다. 아이를 버리고 오려고 시도도 해보지만 도저히 아이를 두고 떠나갈 수 없었던 그녀. 아이를 키우기 위하여 엄마는 무리에서 도망 가 깊은 숲속에 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풀을 먹고 쑥쑥 커가는 라이토에 비해 풀을 먹어버리면 "웩" 해버리기에 과일만 먹는 하토는 왜소하고 힘이없다. 하지만 가족이란 이름아래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했던 그들.

 언제나 먹을 것은 엄마에게 의지했던 하토는 어느날, 이제 먹을 것 정도는 스스로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평원으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공룡들을 잡아먹는 육식공룡들과 마주하게 된 하토. 겁에 질려 정신없이 도망가지만, 육식공룡이지만 풀냄새가 나는 하토를 이상하게 생각한 곤조가 몰래 뒤따라온다. 자신이 육식공룡인지도 모른 채, 초식동물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하토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온다. 하토의 형 라이토를 위협하는 그에게 맞서 본능적으로 싸우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곤조의 꼬리를 이빨로 뜯고 먹어버리는 하토. 자신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하토는 가족의 품에서 떠나 평원으로 떠나간다.


내가 이 녀석은 처음 만났을 때, 이 녀석은 살이 거의 없는 약골이었다.

큰 턱은 고기를 먹는다. 고기를 먹지 못하면 살지 못해. 어쩔 셈이었지?

-만약에.. 내가 먹힐지라도...

바보같은! 이 녀석을 평생 몰아붙일 셈이냐!








본성을 찾기 위한 가출과 새로운 만남


하토는 자신이 육식공룡임을 깨닫고 강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동안 자신에게 과일만 먹이려 했던 엄마를 원망하며. 시간은 흘러서 이제 하토는 육식공룡 중에서도 강함으로서는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로 성장한다. 기를 쓰며 덤비는 거대한 초식동물들도 손쉽게 제압하는 하토. 매일 사냥하고 고기를 먹으며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하토. 하토는 완벽히 강한 육식공룡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하토는 길에 떨어져있는 알을 발견한다. "맜있겠다"라고 말하며 먹으려는 순간, 알에서 한 아이가 깨어나온다. 그리고 아빠라고 부르며 하토에게 안기는 아이.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우마소(맜있겠다)라고 붙여줘서 고맙고 아빠는 참 멋진 공룡이라고 한껏 애교를 부린다. 너무너무 귀여운 우마소로 인하여 얼떨결에 하토는 우마소를 키우게 되고, 하토도 우마소를 친아들로 생각하며 겉으로는 냉정하지만 속으로는 혹시나 다른 동물들에게 잡히지나 않을까 애지중지 키운다. 그리고 아빠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고 아빠가 못먹는 풀 대신 과일을 따러간 우마소. 말도없이 멀리 사라진 우마소를 찾기 위하여 하토는 미친듯이 숲을 뒤진다. 그리고 우마소를 찾아내고, 자신이 우마소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가 강해진 것처럼 우마소를 단련시키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 그리고 언젠가는 자신이 그랬듯이 거짓말이 들통나 자신이 아빠가 아니란 것을 깨달을 것이라 생각한다. 속에서는 눈물이 흐르지만 우마소와 헤어지는 하토. 영화<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아들을 안심시키는 아빠처럼 장난으로 위장한 이별을 시도한다.


꼬마. 그 녀석은 너의 부모따위가 아니야.

-알고 있어 이제 어린애가 아닌걸. 하지만 아빠는 아빠야!




그래도 너는 내 아들. 

 

 그렇지만 이내 우마소가 걱정되어 다시 미친듯이 우마소를 찾는 하토. 아니나 다를까 우마소는 동네 육식동물에게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아빠가 가르쳐 준 기술을 쓰며 저항해 보지만 그들에게 곧 먹힐 신세가 되는데.. 때마침 하토가 달려와 그들을 이빨도 쓰지 않은 채 제압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장 바크를 만나게 된다. 지금 떠나 다시는 이 곳에 나타나지 않으면 용서해 주겠다고 하는 바크. 그리고 하토는 순순히 아들을 데리고 떠난다. 두려움에 벌벌떨며 도망친 어린 날과는 다르게. 

 그리고 새로운 곳에 자리를 잡고 시간도 흘렀지만 어느 날 자신의 고향인 달걀산이 폭발할 것 같다는 철새들의 소문을 듣게된다. 그리고 혹시나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느끼는 하토. 어린시절 육식공룡인 자신을 초식공룡처럼 키워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였지만 우마소를 키우며 그도 부성애를 알게되고, 이제는 그도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고향 달걀산으로 출발. 폭발하는 달걀산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 라이토를 도와 그의 무리들이 피할 수 있게 도와주고, 산 속에서 어린 동생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를 구해 산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온다. 그리고 바크를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바크는 본능적으로 하토가 자신의 아이임을 알아챈다. 그리고 말 없이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하토와 바크. 치열한 싸움 끝에 둘다 넉다운이 되고 승부는 무승부로 끝난다. 그리고 그들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데..



너와 나, 동생들과 함께 살자.

- 아니, 엄마. 지금은 같이 살지 않지만 나를 길러줘서 고마워. 난 엄마의 아이여서 다행이야

하토. 네가 어디에 있는지, 언제까지도, 계속,계속 너를..



 2D 그래픽에 아기자기한 공룡들이 펼쳐지는 좌충우돌 성장기. 자신이 아들의 먹이가 되더라도 아들을 지키고 싶었던 엄마 공룡.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하토. 그리고 그가 몰랐던 어머니,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는 과정들처럼 가슴 따뜻한 가족애가 있는 영화. 러닝타임도 1시간 20분밖에 안되 가볍게 보며 울고 웃을수 있는 영화이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공룡들의 액션과 좌충우돌 하토의 모험기, 따뜻한 가족애를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 여름 방학을 겨냥해 출시된 영화였지만 어른들도 보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충분히 울고 웃을 수 있는 영화 <고 녀석 맛나겠다> 였다.







고 녀석 맛나겠다 (2011)

You Are So Yummy 
8.8
감독
후지모리 마사야
출연
최재호, 정선혜, 야마구치 캇페이, 카토 세이시로, 안경진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 일본 | 89 분 | 2011-07-07


날짜

2016. 1. 29.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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