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피 브레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허덕이는 누군가들을 위해 나온 영화.

아름다운 츠키우라의 풍경, 가슴 따뜻한 사람들, 맛있는 빵.

이 영화의 패턴은 단조롭다. 빵빵 터지거나 자극적인 부분 없이

고요한 호수처럼 영화는 진행된다.

하지만 조미료가 없다고 영화가 맛이 없겠는가.

소소하고 단조롭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항상 보는 이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유지되게 해준다.

 빵,사람, 풍경 이 세가지로 당신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줄 무방부제 영화. 헤피헤피 브레드다.

 

 

행복의 소리, 따뜻한 향기가 베어나오는 카페 마니로 놀러오세요.

 

 

 

옛날 어느 먼 옛날에 달과 소년 마니가 있었다. 마니는 매일 밤 자전거에 달을 태워 밤하늘을 달려간다.

이 달로 인해 밤하늘은 해가 져고 어둡지 않아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태양과 같은 하늘에 있는 달은 눈이 부셔 계속해서 쇠약해져만 간다.

안돼. 힘을 내야해 달아. 너가 없다면 밤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길을 찾을 수 가 없어

 영화는 위의 동화를 시작으로 막이 올라간다.

 

 

 

 

 

조용한 시골마을의 츠키우라. 이 곳에 작은 카페 마니가 있다.

주인공 리에와 미즈시마의 카페이다.

원래 주인공들은 도쿄 사람들이었다.

도시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과에 지쳐가는 리에는 유일한 친족인 아버지가 죽고

매우 힘겨운 나날을 지내게 된다.

그러던 중 그의 남편 미즈시마는 도시를 벗어나 츠키우라로 가자고 제안하고

부부는 츠키우라에서 카페 마니를 열게된다.

 

 

 

 

 

 

주인공 리에와 미즈시마

 

마니라는 이름은 달을 상징한다.

달이 있기에 사람들은 깜깜한 산길이라도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 살아갈 수 있다.

이러한 달의 의미처럼 카페 마니는

목적지를 잃어버린, 목적없는 삶을 살다 지쳐버린 이들을 보듬어주고

다시 목적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다.

즉, 카페 마니는 찾아노는 손님들을 치유해주는 공간이자

손님들을 치료하며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아가는

 리에의 성장영화 이기도 하다.  

 

 

 

 

 

 


마니의 첫번째 손님 순수한 시골청년 도키오와 당돌한 도시소녀 사이토 

 

평생 연애한번 해보지 못하고, 츠키우라에서 스쿠터라이딩을 즐기는 도키오.

그리고.. 친구들에게는 자신의 생일에 맞추어 남자친구와

 오키나와로 피서를 간다고 큰소리 뻥뻥 쳐놓았지만

 

정작 남자친구는.. 아니 짝사랑하는 오빠는 사이토에게 관심조차 없다.

그래서 오키나와가 아닌 츠키우라로 홀로 여행온 사이토.

침대에 앉아 서럽게 울면서도 친구들에게 전화가 오면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신은 오키나와에서

 남자친구와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기념품 뭐 사줄까? 라고 묻는 여인내이다.

 

 

 

 

사이토는 밤마다 술만 퍼묵으며 자기가 바보같다며 울다가 웃다가 다시 울고..

미친년처럼 잠옷바람으로 밖을 뛰어댕기기도 하면서 극심한 민폐를 끼친다.

도시를 동경하는 도키오는 조용한 시골을 동경하는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고

맨날 억지웃음이나 지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지옥같은 생활인지 너는 이해 못한다고

사이토 또한 도키오를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랑에 힘겨워하는 사이토를 보며 도키오 또한 점점 사이토에 마음을 열고

사이토 또한 순수한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맨날 술주정만 부리고..나 정말 꼴불견이라 생각했죠?

 

"발버둥 쳐본 사람이 아니면 행복해 질수 없다고 생각해요

발버둥 치고 발버둥 쳐서 조금 창피당한들

그러면 좀 어때요"

 

 

 

이런 명대사들을 날리며 둘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둘은 함께 도쿄로 떠나게된다.

 

두번째 손님 엄마의 부재로 멀어지게 된 아빠와 딸

 

 

여기, 불안하기만 한 두 부녀가 있다.

항상 어두운 표정으로 홀로 다니는 딸 미쿠와 슬퍼보이기만 한 아빠 스에히라다.

 

물론 그들이 항상 슬펐던 것만은 아니다.

그들도 함께 웃고 행복했던 시절은 있었다.

하지만 이 땅의 아버지들은 다 그렇지 아니한가..

매일같은 야근에 지쳐 허덕이고 가족에게 최선을 다했던 시절들은 과거가 된 채

 

 



 

가족을 위하여라는 목적을 잊은 채

매일 밤 사무실에서 외롭게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그냥 돈 버는 기계가 되었을 뿐.

따뜻한 남편은 사라지고 목적없이 집과 직장을 왔다갔다하는 무생명체가 되었다.

이렇게 가정에 소흘해지고 부부싸움이 잦아지고.. 참지 못한 엄마는 떠나게 되고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

 

엄마가 떠나고 딸 미쿠의 식탁에는 엄마가 차려는 따뜻한 밥상이 아닌

아버지가 준 차가운 저녁값 용돈만이 놓여져 있을 뿐이다.

 딸 미쿠는 이러한 현실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엄마와 엄마가 만들어준 따뜻한 호박수프, 가족과 함께했던 단란했던 시절들을 그리워하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이런 닫혀버린 가족을 위하여 리에와 미즈시마가 나섰다.

 

" 따뜻한 저녁밥을 만들고 있어요. 배가 고프면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카페 마니-"

이런 초대장으로 부녀를 카페 마니로 초대하는 주인공들.

그들에게 따뜻한 저녁밥과 엄마와의 추억이 있는 호박수프를 대접한다.

 

 

 

 

 

맛있지? 라는 아버지의 질문에

"하지만 엄마가 만든 것과는 달라." 라는 답을 한다.

순간 말문이 막히며 흐느끼는 아버지.

엄마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미안하다고 말을하며

울음을 주체하지 못해 흐느끼는 아버지의 모습.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딸도 마음을 열며

아버지에게 손을 건낸다.

 

 

 

 

뭔가 부족하긴 하지만 둘의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난다.

"혼자가 아니라면 가능해요 누군가와 함께라면 가능한 것이 있어요."

아버지가 말한 이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카페를 하며 항상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질문에 이런 답을 했는데

이러한 함께라는 말 안에 가족의 소중함, 따뜻함을 강조한 영화가 바로 해피해피브레드라고 생각이 든다.

 

세번째 이야기. 어느 한 노부부의 이야기

 

 

 

 

 

츠키우라에도 겨울이 왔다. 눈으로 하얗게 수놓아진 츠키우라의 풍경.

그렇지만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눈보라 치는 어느 겨울 날. 한 노부부가 카페 마니로 찾아온다.

할머니는 몸이 아파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처지이다.

젊었을 때 데이트를 할 때 츠키우라에서 달을 봤는데

죽기 직전 다시한번 그 달을 보고싶어 늦은 밤 눈보라가 치는 날에

달려왔다고 한다.

 

 

 

 

 

 

빵을 먹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위험한 눈보라를 뚫고 폭풍같이 쌀을 구해호는 미즈시마!

하지만 노부부는 죽음을 바로 앞둔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있기만 하다.

 

 

그런 그들을 위하여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는 리에.

맛있는 국도먹고 밥도 먹으며 힘을 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곧 죽을 것만 같았던 할머니의 눈이 밝아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셨던 분이 빵 냄새를 맡고 맛있게

빵을 먹기 시작한다.!

매우 밝은 표정으로 힘을 내서 다음날 아침에는

마을 사람들과 축제를 즐기기까지한다.

그리고 뒤이어 지는 할아버지 고백.

 

 

사실 자기들은 이곳에서 죽으러 왔다고.

더 이상 희망도 없는 삶을 계속 사느니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달을 보고 죽을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가 힘을내고, 생전 먹지도 못했던 빵을 입에 넣고

즐거워하자 자기가 너무 삶을 가볍게 알았다고

이제는 힘을내서 열심히 살고 싶다고 말하며

츠키우라를 떠나게 된다.

떠나는 노부부를 보며 리에 또한 남편에게 고백을 한다.

 

 

 

 

지금까지 츠키우라에 와서까지도 억지웃음을 짓고 살았다고.

하지만 이제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쭉 나를 지켜봐 줄거지?

고마워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줘서"

 

이렇게 리에의 상처까지 치유되며 영화의 막이 내려가게 된다.

쓰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된 것 같은데..

아무튼 방황하는 청춘,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

목적없이 떠도는 영혼들을 위한 동화같은 힐링영화

해피해피 브레드였습니다.

 

 


해피 해피 브레드 (2012)

8
감독
미시마 유키코
출연
하라다 토모요, 오오이즈미 요, 모리 칸나, 히라오카 유타, 미츠이시 켄
정보
드라마 | 일본 | 114 분 |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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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 1. 2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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