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슬픈영화이자 웃긴영화. 화려한 과거와 우울한 현재의 유쾌한 멜랑콜리 영화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2013>

 

<블루 재스민 (Blue Jasmine), 2013>

 

 

  여기 어딘가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여자가 있다. 샤넬에 자켓에 에르메스 벨트와 백, 반클리프, 루이비통 등 최고 명품만을 입으며 귀부인의 티가 좔좔 흐르는 이 아줌마의 이름은 재스민. 하지만 항상 백에는 우울증 약이 있으며 가는 곳마다 보드카를 따서 물처럼 마신다. 뿐만 아니라 혼잣말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옆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그녀의 상태는 어딘가 불안해보인다.간질 환자, 정신질환, 신경쇠약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그녀는 술과 약에 의지하고 있었다.

 

 

 대체 무엇이 샤넬과 반클리프를 두르고 기본 팁으로 100달러를 선뜻 내미는 그녀를 망가뜨렸을까? 분명 그녀의 이야기는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이다. 뉴욕 최상위층 1% 사교계를 주름잡던 그녀가 하루아침에 사기꾼 아내가 되고, 빈털털이가 되 정부에게 쫓기는 신세라니.. 하지만 그녀의 슬픈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영화에선 항상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펜더로 변한 그녀의 눈이 그저 웃길뿐이다. 대체 무엇이 이렇게 그녀를 폐인으로 만든 것일까? 슬픈이야기 이지만 웃긴영화. 화려환 과거와 우울한 현재로 펼쳐가는 유쾌한 멜랑콜리 이야기. 감독 우디 앨런의 날카로운 풍자와 유쾌한 연출. 주연 케이트 블란쳇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블루 재스민>이다.

 

 

 

 

 

 

 

 인생, 그 허망한 이름이여

 

 주인공 재스민은 쟈넷과 함께 어느 한 가정으로 입양된다. 그 곳에서 재스민은 우월한 유전자로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 하며 자라왔다. 어렸을 때부터 아르바이트 한번 안해보며 대학 때 돈많은 남자 할을 만나 당장에 결혼하며 당당하게 뉴욕 1% 사회에 편입하게된 재스민. 그에 반해 쟈넷은 캘리포니아 차이나타운에서 마트 종업원으로 힘겹게 돈을 모으며 살지만 언니는 동생에 관심조차 없다. 오히려 질 떨어지는 동생이 행여나 자신과 엮일까봐 두려울 뿐. 자신의 생일에 맞춰 뉴욕에 찾아온 동생에 당황하며 리무진 한대 주며 알아서 놀고 오라고 하며 절대 엮이려 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하루아침에 빈털털이가 되었다. 있을 땐 모른 척 하더니 없으니까 동생에게 찾아와 신세를 지는 재스민. 빈털털이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에서 가장 좋은 좌석을 타고 들어오고, 택시기사에게 팁으로 100달러 지폐를 주고, 당장에 굶어 죽을 판인데도 죽어도 노동은 하기 싫고 공부를 더 하여 성공한 직업을 갖고 싶다고 떼를 쓴다. 유일한 관심사는 패션과 파티였기에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하여 공부를 계획한다. 하지만 당장에 돈이 없기에 컴퓨터로 디자인 공부를 하려고 낮에는 진료예약을 관리하는 간호사로 일하고, 그 외에 시간은 컴퓨터를 배운다.

 

 

 하지만 이내 일을 그만두고 좋은 남자를 만나 다시 성공한 인생을 시작하려는 재스민.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는지 혼잣말을 하고, 술과 약에 의지하는 모습이 꽤 짠하다. 파티에 가서 돈 많은 남자를 만나는데에 성공하고 자신의 과거를 속여 그 남자와의 만남을 지속하는 데에도 성공한다. 하지만 결혼 직전.. 결혼 반지를 사러 가는 길에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 재스민. 적성에도 맞지않는 일을 하며 성공을 위하여 컴퓨터를 공부하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 다시 성공한 삶에 들어가려고 하는 그녀의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우디 앨런 감독이 들려주는 유쾌하지만 씁쓸한 코미디

 

이러나 저러나 그저 돈돈돈..!!

 

 재스민은 맹목적으로 돈을 추구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남편이 회사를 만들어 불법을 저질러도 돈 잘벌어오는 남편이 하는 일이기에 의심없이 남편이 시키는 대로 사인만 열심히 한다. 자신의 이름으로 남편이 무슨짓을 하는지 관심조차 없고 자신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재스민. 아들은 하버드 수석에 남편은 돈 잘벌어오는 사업가이기에 그녀의 과거인생은 성공한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남편의 사기행각으로 남편이 구속되고 빈털털이가 됬음에도 그녀의 돈에 대한 맹목적 추구는 지속된다. 오히려 자신은 기부를 많이 하며 사회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과겨를 미화시키기까지 한다. 자신은 부를 이루는데 전혀 노력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자신의 능력으로 이룬 것 처럼 말하는 재스민.. 그저 안쓰럽다.

 -폭력은 쓰지만 적어도 사기꾼은 아니잖아! -

-넌 괜찮은 남자좀 만나라. 물건 집어던지는 루저가 뭐니? 

그러니까 니인생이 그 모양이지.-

 

"너가 만나는 남자들은 항상 왜 그 모양이니? 제발 좀 괜찮은 남자좀 만나라.

넌 왜 항상 루저들만 만나는거야? 그게 니 수준이라고 생각하니까 발전없이 이 꼴로 사는거야"

 

항상 어둡고 술과 약에 의지하며 사는 재스민이

그나마 인생을 즐기며 사는 그녀의 동생 쟈넷에게 하는 말이다.

 

"있을 땐 모른 척 하더니 이제와서 찾아왔다고?"

"술 좀 먹고 폭력좀 쓰면 어때? 적어도 난 남의 돈 가지고 사기는 안쳐!"

 

 이미 데여서 빈털털이에 술과 약에 의지하며 사는 재스민이 동생 쟈넷의 인생과 남자에 대하여 뭐라고 하고, 또 쟈넷의 남자친구가 이에 지지 않고 사기꾼 아내라고 받아 치는것도 이 영화의 재미.

 

 

풀어 해쳐지는 비밀.

 

 이 영화는 재스민의 과거-현재가 교차되며 나타난다. 과거가 계속 더 진행될수록 행복하기만 했던 것 같은 부의 생활의 비밀이 하나씩 하나씩 풀려간다. 남편의 외도로 재스민은 끊임없이 불안했었고, 그 때에도 약에 의지하는 생활을 했었다. 결국엔 남편의 결정적 외도 증거를 잡았지만 바람을 피웠던 여자들만 수십명이었고, 자신을 버리고 10대 소녀와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그의 말에 분노에 쓰러져 버린 재스민. 남편의 사기 사실을 직접 경찰에 고발하여 자신을 몰락시킨 것이 바로 자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스민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으며 과거의 영광된 '부'만을 기억하며 살아갈 뿐이다. 과거의 부를 스스로 무너뜨렸지만 그 영광만을 기억하며 폐인처럼 살아가는 재스민. 이 영화 최대의 재미라 할 수 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했던가

감독은 성공=돈 이라는 공식을 정설로 생각하는 재스민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어떤 메세지를 주고 있다.

돈을 추구하는 삶이 과연 정말 행복한 삶일까?

좋은 남자 만나 화려하게 사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여자의 몰락.

그리고 화려한 과거와 우울한 현재에서 벌어지는 코미디.

진부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발랄한 구성으로 유쾌하게 풀어 낸 슬픈이야기.

인생의 목적과 방향에 대하여 충분히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블루 재스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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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재스민 (2013)

Blue Jasmine 

8.7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바비 카나베일, 피터 사스가드

정보

드라마 | 미국 | 98 분 | 2013-09-2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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