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사랑하는 아내의 꿈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여행.-

 

 

 

 

 

 

사랑을 베풀기만하고, 받아보진 못한 우리 어머니.

 

 


 후지산과 독일의 한적한 시골(바이에른 알고이)을 배경으로 죽음을 앞둔 한 노부부가 그려내는 아름다운 영화이다. 한평생 철저하게 기차같은 삶을 살았던 주인공 루디. 아내를 사랑하지만 가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므로 제시간을 딱딱 지키며 정해진 트랙만을 순회하는 기차처럼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평생을 남편을 이해하며 내조해주었다.

 


 우연히 병원에서 루디(남편)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된 트루디(부인)는 그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세상에 끔찍하기만 하다. 그와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기 위하여 베를린으로 자식들을 보러 간다. 한 평생을 자식농사에 바쳤지만 다 커버린 자식들을 대하는 느낌은 낯섬이다. 아이들을 키우랴, 직장생활하랴 바쁜 자식들에게 부모님의 방문은 귀찮은 일이 더 생겨버렸다는 느낌이다.

 

 

 

 




이제 형이 부모님좀 돌봐야되는 거 아니야? 나 바뻐

 






 부모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없고 서로에게 부모님 챙기는 것을 미루는 차가운 냉소만이 있을 뿐. 하지만 트루디는 베를린 여행이 만족스럽다. 자식들을 보고 자신이 꼭 보고싶은 바토(일본 현대 그림자무용)도 보고 남편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루디는 갑작스런 방문이 자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 같다고 돌아가자고 짜증을 내며 주장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트해를 여행하자고 주장하는 트루디. 아내의 간곡한 부탁에 가긴 한다. 트루디는 잠이 안와 계속 뒤척이지만 루디는 알아채지 못한다. 그리고 밖에서 들려오는 노래소리에 자신이 꼭 해보고 싶었던 바토를 남편과 함께 추는 트루디. 루디는 당황스럽지만 그녀를 따라서 춤을 출 뿐이다. 그리고 그 날 밤, 트루디는 죽었다. 남편과의 바토를 마지막으로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에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루디.





 



 그리움.




 

 딸의 애인 프란지에 의하여 자신도 몰랐던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 루디. 아내의 평생 꿈은 부토를 추는 것이었으며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는 후지산이었다는 말을 들은 루디는 아내의 꿈을 자신이 가로 막았다며 오열한다. 언제나 항상 함께할 수 있을 것만 같기에 아내가 하고싶은 것은 뒤로 미루었다고 이럴 줄 알았다면 아내가 원하는 것을 해주었을 텐데.. 라며 후회한다. 결국 자신이 그녀의 꿈을 가로막아 새장 속에 가두었다고 느끼는 루디. 아내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잘 때는 아내의 기모노를 옆에 두기까지 한다. 


 결국에는 아내를 위하여 일본으로 가는 루디. 도쿄에서 일하는 큰아들 칼에 의지하려 하지만 칼 역시 바쁜 생활때문에 아침식사 때만 잠깐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을 챙기려는 아버지를 향해 "아버지는 단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다고, 아버지는 청소차같은 삶을 살았고 그 속에서 어머니와 가족들은 외롭게 커갔다"는 고백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이제는 아내를 위하여 아내가 즐겨입는 치마와 가디건을 입고 외출을 한다. 경치가 좋은 곳이 있으면 아내에게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코트를 열어 아내가 경치를 보게끔 해준다.

 





아내와 함께하는 마지막 춤



 

 

 

 그리고 공원에서 부토를 하는 여고생과 만난 루디. 죽은 어머니를 위하여 부토를 한다는 그녀의 말에 둘은 금방 친해지게 되고, 둘은 아내 트루디에게 후지산을 보여주기 위하여 후지산으로 떠납니다.  눈 덮인 후지산을 기대하고 왔지만 구름에 가려 계속 보이지 않는 날이 지속되고.. 그 속에서 루디의 건강은 급속도록 악화된다. 드디어 후지산을 가린 구름들이 걷히고 아름다운 눈덮인 후지산의 모습이 드러난다. 아내의 기모노를 입고 평생 아내가 추고싶어했던 부토를 느낌으로 추는 루디. 아내와 함께하는 행복을 느끼며, 아내가 평생 보고싶어하던 후지산을 바라보며 그도 행복하게 죽는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으로 남겨진이들의 슬픔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마움을 잊고, 그들의 존재에 대하여 당연시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그들이 기다려 주지는 않는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트루디를 잃은 루디처럼 되는 것 같다.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 사랑한다면? NOW!

 

 

 

 

 

바이에른의 민들레와 도쿄의 벚꽃, 눈 덮인 후지산이 아름다운 영화.

죽은 아내의 꿈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

잔잔하고 애절한 로맨스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2009)

Cherry Blossoms - Hanami 
8.6
감독
도리스 되리
출연
엘마 베퍼, 하넬로레 엘스너, 아야 이리즈키, 막시밀리안 브뤼크너, 나트야 울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독일, 프랑스 | 127 분 | 2009-02-19
글쓴이 평점  

 

 

날짜

2016. 1. 2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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